한국교회의 위기는 다음세대의 위기입니다. 얼마 전 통합교단 측 자료에 의하면 주일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비율이 전체교회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영아부의 경우에는 거의 80%에 이르는 교회가 교회학교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아마 저희가 속한 합동교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제자들교회는 영아부에서 청소년부에 이르기까지 재적 360여 명에 평균출석이 270~280명 정도로 전체 교인 비율 중 35% 정도가 교회학교 학생들입니다. 이는 한국교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진심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감사와 함께 엄청난 중압감을 느껴야 하는 제자들교회의 사명임이 분명합니다.
현재 교회학교에 속한 세대는 신앙적으로 3세대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신앙 1세대는 복음이 전해진 초창기에 믿음을 가졌던 우리의 선조들입니다. 그분들은 체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었고 뜨거운 열정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더욱 하나님께 매달리며, 닥쳐오는 문제들을 신앙으로 극복했던 세대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있어 예배와 섬김은 당연히 최우선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신앙 2세대는 전형적인 모태 신앙인들입니다. 부모로부터 신앙을 물려받긴 했지만 대부분 자발적이기 보다 강요로 교회생활을 한 분들이 많습니다. 부모의 체험적 신앙을 보았기에 신앙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또한 부모로부터 강압적이고 규율적인 신앙을 강요받아 신앙에 대한 생명력과 열정이 부족합니다.
이어서 등장하는 신앙 3세대, 지금 우리의 자녀들에게 해당되는 세대입니다. 이들은 2세대처럼 부모님에게 강압적인 신앙을 강요받지는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부모에게 강요받은 신앙생활의 상처와 병폐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의 다음세대인 신앙 3세대들은 부모의 체험적인 신앙생활도 본 적이 없고, 자신들도 살아있는 신앙의 경험이 없으므로, 성인이 되면 신앙 밖으로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세대입니다.
더구나 다음세대의 인격과 신앙이 자라기에는 주변 환경이 너무나 녹록하지 않습니다. 지옥 같은 입시 위주의 교육이 빚어낸 온갖 부정적 여파가 교회 안에까지 스며들어 왔습니다. 인생에 최우선적으로 확립해야 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로 정립해야 할 자아정체성, 인생의 궁극적인 부르심에 대한 발견 등은 뒤로 미루어지거나 소홀히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유일한 목표는 좋은 대학,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성도와 헌금 액수를 자랑하는 종교는 다름 아닌 대학교라는 우스갯소리가 웃어넘기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우리의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음세대들은 대입 경쟁 속에서 심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안고 생활하고 이러한 고통을 신앙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폰, 인터넷 게임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에 중도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다음세대를 하나님 앞으로 이끌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다음세대를 생각할 때 더는 교회가 이들을 위한 신앙교육에 대한 사명을 미룰 수 없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고민 가운데 제자들교회는 설립된 지 25주년을 맞이하여 2013년부터 여러분들의 수고로 보물과 같은 귀한 교육백서를 만들었습니다. 교회학교 교육백서는 모든 교육의 원리가 말씀에서 기초하여 시작되는 신앙교육과 제자들교회가 소속된 장로교의 전통 즉 개혁주의 신학적 토대 위에 세워진 신앙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백서는 교회학교의 역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교육의 주체가 되는 가정의 역할을 함께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육백서가 제공하는 원리는 기계적인 지침이 아니라 큰 정신과 방향을 함께 하면서 각 부서의 장점과 자율성도 같이 모이도록 배려하였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교회학교 교육백서가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다음세대는 제자들교회의 미래일 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미래이며 한국사회의 미래입니다. 이 교육백서를 통해 소중한 다음세대들이 그리스도를 배우고, 그리스도인다움을 익히고,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열매로 열매를 맺도록 교회학교와 가정, 그리고 모든 성도의 기도와 협력을 간절히 부탁하며 이 모든 일에 함께하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제자들교회학교 교장 문태언 목사